맨유에게 있어 2010년 4월8일은 잔인한 하루로 기억될 것 같다. 승리를 굳히는가 싶더니 2실점 후 유러피안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리그) 4강문턱에서 좌절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근 몇년간 맨유의 챔스리그 진출상황으로 봤을 때 비극에 가까운 결과라 할 수 있다.

  경기 전 퍼거슨감독은 루니의 부상이 3주정도 될 거라고 연막을 쳤었고 게리 네빌과 박지성에 대한 언급을 특별히 하므로써 그들이 선발로 출전할 것 처럼 말하였다. 경기 시작직전 확인해 본 결과 게리네빌과 박지성은 아예 명단에서 제외 되었고 하파엘과 데런 깁슨이 선발로 출전하는 의외의 스쿼드로 경기에 임했던 것이다.




  루니의 부상 재발을 우려한 퍼거슨 감독은 벨바와 마체다 두 공격수를 후보명단에 넣었다. 그러다 보니 긱스와 박지성 가운데 박지성이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긱스의 노련함을 더 중요시 했던 것이다.
  또한 중요한 점은 데런 깁슨의 선발 출장이었는데 연습 경기때 무척 폼이 좋았던 것 같다. 하파엘은 스피드가 느린 게리네빌을 대체하여 선발 출장하였고.

  역시 퍼거슨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일단은 말이다.

  맨유는 경기시작 3분 만에 깁슨이 선제골을 터뜨려 경기를 앞서 나갔다. 깁슨이 루니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오른발로 때린 슈팅이 뮌헨 골문을 갈랐다. 

  그리고 4분 후 나니가 추가골을 성공시켜 점수차를 벌렸다. 나니는 발렌시아의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감각적인 슈팅으로 연결해 뮌헨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맨유는 전반 40분 나니가 발렌시아의 패스를 골문 앞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 하며 팀의 3번째 골을 터뜨렸다. 

  또한 하파엘은 몇 번의 과감한 돌파로 우측활로를 열었으며 결국 그 돌파에 의한 패스로 인해 골로 연결되는 활약을 하였다.

그러나 너무 의욕이 앞섰던 것일까? 후반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어 하파엘이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하게 된다.

이 때 퍼거슨 감독은 잘못된 선택을 하였다. 발목이 약간 안좋았던 루니를 뺀 것이다. 1차전 부상의 재발을 우려했기 때문이었겠지만 그로 인해 중원에서 프레스를 가할 수 없게 되어 주도권을 뮌헨팀에 넘겨 주게 된 것이다.

  그 전까지 루니는 최전방뿐 아니라 미들라인까지 내려와서 숫적우위에 힘을 보탰고 강한 압박으로 상대로 하여금 역습이 쉽지않도록 1차저지를 엄청나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원을 장악한 뮌헨은 중원에서 시작된 패스로 측면이 살아나기 시작하여 결국에 후반 28분 로벤이 절묘한 왼발 발리슈팅으로 3-2로 만들게 되었다.
  1차전에서 2-1로 승리한 뮌헨은 총합 4-4가 됐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4강행을 확정지었다.

  젊은 선수를 선발 라인업에 넣음으로써 승기를 잡았던 맨유는 결국 경험이 부족한 그 "젊은" 선수의 퇴장으로 다음 시즌을 기대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마체다 대신 박지성이 후보에 있었다면 어쩌면 탈락하지 않았을 지도 몰랐을 일이다.

                                             < vip석에서 경기 관전중인 박지성>
  
 «이전 1  다음»